독서가 취미에요

시대예보 - 호명사회 - 송길영

동명항 2025. 3. 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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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인'이라는 용어를 가져오면서 개인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린 마인드 마이너 송길영의 신간입니다.

 Mind miner. 마음을 캐는 사람일까요?

작가를 소개하는 글을 보면 개인과 사회가 상호작용으로 모든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고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여 사회적 현상의 원인과 의미를 찾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사회 현상으로 조용한 퇴사, 월급 루팡, 공모전, 어학연수, 유치원 의대반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야기하는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으로 경쟁을 꼽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돈이라는 단일화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가 되었으며 더 많은 '돈'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구도라고 보는 것이지요.  

 

우리는 무한 경쟁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률은 OECD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정작 대학을 나온 후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 같은 안정적인 일자리는 OECD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너도 나도 대학을 나오자 공모전을 준비하고, 휴학을 하고 어학연수를 다녀오며, 대학원에 진학하여 경쟁에서 비교 우위에 서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 치열한 경쟁에서 내가 손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하고, 저 놈이 꿀을 빨아서도 안되니 모두가 '공정'을 외칩니다. 

그리고 그 공정을 위해 사회는 선발, 심사, 시험이라는 과정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자격을 논하고, 계측화, 정량화를 해서 '공정'한 듯 보이고자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경쟁은 심해지고 난이도는 올라가며 사회가 숫자로 매길 수 없는 도덕적, 사회적 가치들은 무시됩니다.

그리고 그 경쟁을 뚫고 들어간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낮아지면서 소위 말하는 '고인물', '철밥통'이 되고, 그러한 경쟁에서 물러나거나 낙오한 이들은 스스로를  N포 세대라 부르면 많은 것들을 포기합니다.

 

처음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였다하여 삼포 세대로 출발했다가 이제는 취업, 내 집마련, 인간관계, 희망 등을 포기하면서 N포 세대로 불립니다. 그들의 포기는 이제 더 이상 감정적 선택이 아닌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쏟아 부을 수 있는 시간과 열정은 한정적입니다.

나에게 주워진 자원을 결혼, 출산, 내 집 마련같이 아득한 목표를 위해 아등바등하느니 깨끗하게 포기하고 나를 위해 쓰겠다는 나름의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에서 각자의 조예와 취향을 쌓아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AI를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합니다. 또한 자신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들이 투명하게 드러나기에 자신의 행적을 기록으로 남겨 자산으로 삼으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렵게 쓴 문장이나 어려운 용어들이 조금 아쉬웠고 누구나 아는 내용을 예리하게 분석한 전작에 비해 무뎌짐이 느껴진 시간이었습니다. 

 

제2장 상호 경쟁의 인플레이션

경쟁이 인플레이션 된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으로 설명해 볼 수 있습니다. 물가가 상승하는 것처럼 우리가 경쟁을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의 비용이 계속해서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바로 성공의 ‘값’이 비싸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것처럼 우리가 들이는 시간과 열정의 값어치가 모두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대다수를 패배자로 만드는’ 상호 경쟁의 인플레이션 격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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