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취미에요

도쿄 호텔 도감 - 엔도 케이

동명항 2025. 3. 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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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호텔 예약에 많은 품을 들이기도 합니다.

일정이 바쁜 경우 가성비 좋은 곳을 우선하고, 쉬어 갈 때는 돈이 좀 들더라도 기분을 내기도 하지요.

 

출판의 나라 일본 답게, 호텔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책이 있어 소개합니다. 

저자는 호텔 방을 잡고 들어가 방안에 있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 그립니다.

 

호텔명, 체크인 날짜, 객실 종류에서 시작해서 침대 사이즈, 문의 크기, 방의 면적 등 모든 수치를 기록합니다.

심지어 측색치라는 색 견본을 이용해 페인트 색까지 정확하게 기입합니다. 

그리고 기어이 책으로 출간했습니다. 

 

 

저자 엔도 케이는 일급 건축사입니다.

설계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호텔 프로젝트로 여러 호텔에 머무는 동안 습관적으로 꺼내든 줄자로 치수를 재고, 공간을 그리고, 메모를 하다 본격적으로 실측 스케치를 그렸습니다. 

 

 

'도쿄 호텔 도감'은 그가  4년간 22곳의 호텔에서 숙박하며 모은 손수 그린 일러스트집입니다. 

객실 구석구석 창문, 문고리에서 화장실 수전까지 놓치지 않고 종이에 옮겨 놓았습니다.

공을 들여 그려 한 장에 10시간 넘게 매달린 적도 있다고 합네요.

 

실제 크기의 1/50로 객실 평면도를 시작으로 4페이지에 걸쳐 호텔을 소개합니다. 

호텔의 역사적 배경, 건축가의 눈으로 본 건물의 특징을 함께 설명합니다. 

 

 

이 책을 보고 가고 싶은 곳이 생겼습니다.

매화꽃이 연상되는 시그니처 테이블에 황홀한 조명색이 반짝여 아름답기로 소문난 호텔 오쿠라(The Okura Tokyo)의 메인 로비,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설계로 간토 대지진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데이코쿠호텔(IMPERIAL HOTEL TOKYO), 긴자의 화려한 거리 한쪽, 실내를 무인양품 제품으로만 꾸몄다는 무지(MUJI) 호텔.

 

엔도 케이의 손재주와 열정에 무릎을 탁 치는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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