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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김미옥독서가 취미에요 2025. 3. 26. 08:48728x90
저자 김미옥은 스스로를 '활자 중독자'라고 소개합니다.
시인 김재진은 그녀가 종이에 적힌 글은 모두 읽고, 염소처럼 활자가 박힌 종이란 종이는 다 뜯어먹는다고 표현했습니다.
작가는 자신을 살게 한 것은 읽기였고 생존의 이유가 된 것은 쓰기였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읽고 쓴 사람이 남긴 서평은 어떨까요?
이 책은 그녀가 남긴 서평들을 모아 소개해주는 자리입니다.
노화, 쇠퇴, 쇠락 등 시간의 흐름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시간이 주는 아름다움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쇠락을 완성이 되는 과정이라고 말하며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다고 말합니다.
아주 동의하는 바입니다.
와이프가 "당신이 그 때 OO로 나를 힘들게 했잖아" 그러면 제가 말하지요. "개는 죽었어"
과거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릅니다.
과학적으로도 인간 체세포 수명은 25~30일, 1년 정도면 거의 대부분의 세포가 교체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다르지요. 정신적으로는 모르겠습니다만.
저 역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해 쓰고, 느낀 점을 올리고 있지만 작가의 서평은 인간계의 서평이 아닙니다.
문장은 쉽고 간결하며, 배경 지식은 인문, 시사, 과학, 역사 등 어디 한 군데 막힘이 없습니다.
살기 위해 읽고, 사는 이유가 쓰기라는 저자의 말이 와닿습니다.
대부분의 서평 처럼, 이 책 역시 기존의 책들을 소개하고 본인의 생각을 곁들이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그 내용들은 김미옥이 새롭게 발견하거나 알아낸 것이 아닌 이미 세상에 알려진 내용들이지요.
하지만 글쓴이는 그녀만의 글 솜씨로 잠자던 책들을 세상밖으로 꺼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 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고 전달하느냐겠지요.
다시 세상으로 나온 윤동주와 송몽규, 홍범도를 만났고 최말자 할머니, 김알렉산드라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쓰고 올리는 글들을 서평이라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 우리의 뇌는 부끄럽고 괴로운 기억을 지워가며 선택적으로 편집한다고 하니 이 부끄러움도 곧 가시겠지요.
할 일이 있는 사람이 더 잘 살아남고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생존과 정신건강을 위해 서평인가? 싶은 글을 계속 써봅니다.
어쩌다 하필이면 제 졸필을 읽게 된 여러분의 눈을 괴롭히지 않도록 애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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